82점 “구매해도 괜찮아요” 디스커버리4를 안 산 이유 — 카바조 출장 검수 23만 원 후기

개인 매물 디스커버리4에 카바조 출장 검수(231,000원)를 불렀습니다. 결과는 82점 B등급 "구매해도 괜찮아요"였지만, 정비사 코멘트에는 터보 미세누유 등 6줄이 있었고 정비사는 "저라면 안 사겠다"고 했습니다.

중고 디스커버리4를 사기 전에, 처음 보러 간 매물에 정비사를 불렀습니다. 카바조라는 출장 검수 서비스였고 231,000원을 냈습니다.

검수 리포트의 결론은 82점, B등급, “구매해도 괜찮아요”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차를 사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점수와 정반대였던 정비사 코멘트, 그리고 차주가 자리를 비웠을 때 정비사가 해준 한마디에 대한 기록입니다. 리포트 화면은 그대로 캡처해서 올립니다.

2015년식 디스커버리4, 184,372km, 개인 매물. 검수 결과는 82점, “구매해도 괜찮아요”였습니다.

그런데 엔진룸 체크리스트는 26항목 중 이상 1개였고, 같은 칸의 정비사 코멘트에는 터보 미세누유를 포함해 문제 6줄이 적혀 있었습니다. 정비사는 차주가 없을 때 “저라면 안 사겠다”고 했습니다.

목차


개인 매물이라 정비사를 불렀습니다

2025년 8월, 처음 보러 간 디스커버리4는 개인 매물이었습니다. 랜드로버를 직접 사본 적도 없고, 차 밑을 들여다봐도 뭐가 정상인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개인 거래가 걱정됐던 이유는 하나 더 있었습니다. 개인 매물은 성능보증보험을 받을 수 없습니다. 매매상사를 통해 사면 성능점검기록부와 함께 일정 기간 보증이 붙지만, 개인끼리 거래하면 산 다음 문제가 나와도 기댈 곳이 없습니다. 10년 넘은 수입 디젤을 그렇게 사는 건 무리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제 눈 대신 정비사 눈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카바조 출장 검수: 231,000원, 정차 상태 육안 점검

카바조는 정비사가 차가 있는 곳으로 와서 검수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앱으로 차종과 장소, 시간을 정해 예약하고, 검수가 끝나면 리포트가 링크로 옵니다.

카바조 출장 검수 예약 내역 - 2025년 8월 17일 디스커버리4 3.0 SDV6 SE 출장 검수, 결제금액 231,000원
카바조 앱 예약 내역. 정비사 정보와 주소는 가렸습니다.
검수일2025년 8월 17일(일) 11:00
방식출장 검수 (매물이 있는 곳으로 방문)
차종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3.0 SDV6 SE
결제금액231,000원

예약 내역을 보면 같은 시간 예약이 두 건 있습니다. 처음 배정된 정비사분이 못 온다고 연락이 와서 그 건은 취소됐고, 다른 정비사분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와주셨습니다. 일정이 꼬이지는 않았습니다.

미리 알고 가셔야 할 한계도 있습니다. 리포트 하단에 직접 적혀 있는 내용입니다.

  • 시운전 없이 정차 상태에서 검수합니다.
  • 부품을 떼거나 분해하지 않고,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제만 봅니다.
  • 성능점검기록부처럼 법적 효력이 있는 서류가 아니라 참고 자료입니다.

저는 검수하는 동안 현장에 같이 있었습니다. 이게 나중에 중요해집니다.

결과는 82점, “구매해도 괜찮아요”

카바조 검수 리포트 - 2015년식 디스커버리4 184,372km 차량점수 82점 B등급 구매해도 괜찮아요
리포트 첫 화면. 차량번호와 정비사 이름은 가렸습니다.

2015년식, 주행거리 184,372km. 리포트 첫 화면은 이렇게 말합니다.

  • 차량점수 82점, B등급
  • 구매해도 괜찮아요
  • 상태가 좋은 편인 차량이에요
  • 부품 수리나 교환이 필요하진 않지만, 오일류 확인이 필요하고 사용감이 있어요

기본사항에서는 성능·상태점검기록부 이상있음, 주행거리 평균초과가 빨간 글씨로 떠 있었습니다. 그래도 첫인상만 보면 “사도 되는 차”입니다.

항목별 체크리스트를 다 더해봐도 그렇습니다.

구분검수 항목이상없음이상있음
프레임20200
외부상태32284
내부·기능15123
엔진룸·파워트레인26251
휠15141
하부14113
합계12211012

122개 중 110개가 이상없음. 프레임 20개 항목은 전부 이상없음이라 사고로 뼈대가 상한 차도 아니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고민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코멘트에는 누유가 줄줄이

문제는 항목마다 붙어 있는 담당 정비사 코멘트였습니다. 엔진룸 칸부터 보겠습니다. 체크리스트는 26개 중 이상있음 1개(오일팬 누유)입니다.

카바조 리포트 엔진룸 파워트레인 검수항목 26항목 중 이상없음 25 이상있음 1
엔진룸·파워트레인 체크리스트. 26개 중 이상있음은 1개입니다.

그런데 바로 위 코멘트 칸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카바조 리포트 엔진룸 정비사 코멘트 - 터보 미세누유, 조향 파워펌프 불량, 고압호스 미세누유, OBD 단자 불량
같은 엔진룸 칸의 정비사 코멘트. 사진의 빨간 원은 정비사가 표시한 부위입니다.
  • 터보 미세누유
  • 조향 파워펌프 불량
  • 오무기어(조향 기어), 고압호스 미세누유
  • 엔진 크랭크 리테이너 후단쪽 미세누유
  • 전기배선 상태 불량, 수리 요
  • OBD 단자 불량으로 스캐너 확인 불가

체크리스트에는 이상 1개, 코멘트에는 6줄입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싶어서 체크리스트 항목을 하나씩 봤습니다. 엔진 쪽 체크 항목은 로커암커버 누유, 실린더헤드 누유, 오일팬 누유, 워터펌프 누수 같은 것들이고, 터보 항목은 아예 없습니다. 그리고 체크리스트의 “호스 상태”는 이상없음인데, 코멘트에는 고압호스 미세누유가 적혀 있습니다.

정해진 칸에 들어가지 않는 문제는 점수에 반영되지 않고 코멘트로만 남는 구조로 보였습니다. 82점은 체크리스트 기준의 점수였던 셈입니다.

제일 마지막 줄도 가볍지 않았습니다. OBD 단자 불량으로 스캐너 확인 불가. 진단기를 꽂아 고장 코드를 읽어보는 게 이 차에서는 안 됐다는 뜻입니다. 눈에 보이는 누유는 확인했지만, 전자 장치 쪽에 기록된 문제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다른 칸의 코멘트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구분정비사 코멘트
하부조향 파워펌프 불량, 연식과 주행거리로 인한 하체 부식, 에어쇼바·고무부싱류 노후화 진행
외부상태전체적인 스크래치, 라디에이터 서포트 판금, 프론트 휀더 조정
내부·기능선루프 커버 불량, 시동버튼 까짐, 실내 헤짐·까짐, 2열 송풍구 파손
휠휠 스크래치 1곳, 타이어 트레드 앞 70%·뒤 60%, 브레이크패드 앞 70%·뒤 60%
프레임특이사항 없음

이 차는 에어서스펜션이 달린 차였습니다. 에어쇼바 노후화가 “진행” 중이라는 말은, 지금은 괜찮아도 언제 손볼지 모른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차주가 없을 때 정비사가 한 말

리포트에는 안 적혀 있는 이야기입니다. 검수 중에 차주가 잠깐 자리를 비웠을 때, 정비사분이 저한테 이렇게 말했습니다.

본인이라면 이 차는 사지 않겠다. 디스커버리4는 워낙 고장으로 유명한 차라, 다른 차를 보시는 게 좋겠다.

리포트는 “구매해도 괜찮아요”였는데, 그 리포트를 쓴 사람은 사지 말라고 한 겁니다. 현장에 같이 있지 않았으면 듣지 못했을 말입니다.

공정하게 적자면, 이건 그 매물에 대한 말이기도 하지만 디스커버리4라는 차종 전체에 대한 말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결국 디스커버리4를 샀으니, 이 조언을 절반만 따른 셈입니다.

제가 접은 이유: 터보 누유

여러 줄 중에 제일 신경 쓰인 건 누유, 그중에서도 터보 누유였습니다.

터보는 고치려면 몇백만 원이 든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미세누유가 곧바로 터보 교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도 1,900만 원대(기억상) 차를 사면서, 사자마자 몇백만 원짜리 부품 쪽에서 기름이 비치는 걸 알고 들어갈 이유가 없었습니다. 굳이?

거기에 18만 km가 넘는 주행거리, 스캐너로도 확인 못 한 전자 상태, 그리고 개인 거래라 성능보증도 없다는 점이 겹쳤습니다. 하나씩 보면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다 합치니 접는 게 맞았습니다.

접은 차와 결국 산 차

이 차를 접고 나서 엔카에 올라온 딜러 매물을 하나 더 봤고, 그 차를 샀습니다. 지금 타고 있는 13년식입니다.

구분첫 번째 매물 (접음)두 번째 매물 (구매)
연식2015년식2013년식 (전기형)
주행거리184,372km90,972km
가격1,900만 원대 (기억상)1,800만 원
거래 방식개인 매물딜러 매물
성능보증없음있음 (성능보증료 360,500원)
전문가 검수카바조 231,000원없음

연식은 2년 오래됐지만 주행거리가 절반이고, 값은 더 쌌습니다. 그렇게 산 차가 지금 1년 넘게 타고 있는 차입니다.

정직하게 덧붙이면, 카바조 예약 내역에는 이 한 건만 있습니다. 두 번째 차는 시운전과 성능점검기록부만 보고 샀고 하부 점검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인수 15일 만에 로워암 49만 원, 한 달 만에 앞 타이어 54만 원을 썼습니다. 첫 번째 차에서 23만 원으로 걸러낸 걸 생각하면, 두 번째 차에도 한 번 더 불렀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 이야기는 구매기와 이전비 내역서, 인수 15일 만의 정비 명세서에 적었습니다.

전문가 검수 받을 때 볼 것 4가지

23만 원을 내고 한 번 받아보니, 리포트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1. 점수보다 코멘트를 먼저 읽으세요. 제 경우 82점에 “구매해도 괜찮아요”였지만, 코멘트에는 터보 누유가 있었습니다. 체크리스트에 칸이 없는 문제는 점수에 안 잡힙니다.
  2. 스캐너 확인이 됐는지 보세요. OBD 진단이 안 됐다면 고장 코드는 아무도 안 본 겁니다. 눈으로 본 것만 확인된 상태입니다.
  3. 검수할 때 현장에 같이 계세요. 리포트에 안 남는 말이 있습니다. 차주가 자리를 비웠을 때 “본인이라면 사시겠어요?” 한마디 물어볼 기회도 생깁니다.
  4. 시운전은 직접 하세요. 카바조 검수는 정차 상태에서만 합니다. 방지턱이나 연석을 넘을 때 나는 소리는 리포트에 안 나옵니다. 저는 이걸 놓쳐서 로워암을 제 돈으로 갈았습니다.

231,000원이 싼 돈은 아닙니다. 그래도 1,900만 원대 차를 사느냐 마느냐를 정하는 데 쓴 돈이라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습니다. 특히 개인 매물이라 성능보증이 없다면, 이 돈이 사실상 유일한 안전장치입니다.

디스커버리4를 실제로 1년 타보니 어땠는지는 1년 타보니 불편한 점 5가지에, 1년 동안 들어간 돈은 1년 실유지비 815만 원 기록에 정리해뒀습니다. 정비사가 말한 “고장으로 유명한 차”가 실제로 1년 동안 어땠는지 같이 보시면 됩니다.


※ 제 돈으로 결제한 검수이며 협찬이 아닙니다. 리포트 화면은 제 검수 리포트를 캡처했고, 차량번호와 정비사 이름, 주소는 가렸습니다. 첫 번째 매물 가격은 기록이 없어 기억에 의존했습니다. 정비사의 말은 현장에서 들은 개인 의견이며, 검수 결과와 서비스 내용은 매물과 정비사,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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