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만원 중고 디스커버리4, 1년 15,000km 실유지비 전부 공개합니다 (정비명세서 4장)
작년 8월, 주행거리 9만 1천 km를 넘긴 2013년식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를 1,800만 원에 샀습니다. 그로부터 1년 동안 15,628km를 탔습니다.
그 사이 들어간 돈을 전부 더해봤더니 793만 원이었습니다. 월평균 66만 원, 차값의 44%입니다.
'중고 수입 SUV 유지비'로 검색해보면 대부분 추정치이거나 남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제가 받은 정비명세서 4장과 실제 지출 내역만으로 씁니다.
차량 정보
- 2013년식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SDV6 (3.0 V6 디젤, 2,993cc)
- 2025년 8월 구매 · 당시 주행거리 90,972km · 차량가 1,800만 원
- 2026년 8월 현재 약 106,600km (1년간 15,628km 주행)

1. 주유비로 역산해보니 실연비가 8km/L였습니다
주유비는 월평균 30만 원 정도 나갔습니다. 11.5개월이면 345만 원입니다.
여기서 실연비를 역산해봤습니다. 2026년 8월 기준 전국 경유 평균가는 리터당 1,849원입니다.
345만 원 ÷ 1,849원 = 약 1,866 L
15,628 km ÷ 1,866 L = 8.4 km/L
지난 1년 평균 유가가 지금보다 조금 낮았다고 잡아도 7.9~8.4km/L 범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계기판 트립 평균은 10km/L 근처로 뜹니다. 그런데 실제로 지갑에서 나간 돈으로 계산하면 8km/L입니다. 공차중량 2.6톤에 3.0 디젤이면 이 정도가 현실입니다.
차 알아보고 계시면 공인연비나 계기판 숫자 말고, 한 달 주유비를 유가로 나눠보세요. 그게 진짜 연비입니다.

2. 3.0 디젤인데 자동차세는 39만 원이었습니다
배기량만 보면 세금 폭탄처럼 보입니다.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2,993cc × 200원 = 598,600원
지방교육세 30% = 179,580원
─────────────────────────
기본 자동차세 = 778,180원
그런데 제가 실제로 낸 건 약 39만 원입니다. 차령별 경감 때문입니다.
비영업용 승용차는 차령 3년차부터 매년 5%씩, 최대 50%까지 자동차세가 경감됩니다. 2013년식이면 2026년 기준 13년차라 50% 경감 대상입니다.
778,180원 × 50% = 389,090원
'3.0 디젤은 자동차세 78만 원'이라고 적힌 글이 많습니다. 신차라면 맞지만 연식이 쌓인 차는 절반입니다. 오래된 대배기량 차의 몇 안 되는 장점입니다.
3. 보험료는 어떻게 나왔나
올해 갱신한 보험료는 77만 원이었습니다. 만 31세 기준입니다.
수입차는 보험료가 두세 배 나온다는 이야기를 사기 전에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차령이 오래돼 차량가액이 낮아진 영향이 큽니다. 신차 수입차와 13년 된 수입차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4. 1년간 정비소에 네 번 갔습니다
1년 동안 정비소에 4번 갔습니다.
| 날짜 | 주행거리 | 주요 작업 | 부품 | 공임 | 합계 |
| 2025-08-29 | 90,972 | 엔진오일 세트 | 136,600 | 35,000 | 188,760 |
| 2025-09-13 | 93,633 | 타이밍벨트 세트 · 로워암 2 · 각종 오일 | 1,468,000 | 290,000 | 1,933,800 |
| 2025-12-13 | 95,601 | 엔진오일 세트 | 142,600 | 35,000 | 195,360 |
| 2026-07-17 | 106,086 | VCV 밸브 · 엔진오일 세트 | 322,600 | 90,000 | 453,860 |
| 합계 | 2,069,800 | 450,000 | 2,771,780 | ||




위에서부터 2025년 8월(90,972km) · 9월(93,633km) · 12월(95,601km), 2026년 7월(106,086km) 명세서입니다. 개인정보가 담긴 상단 항목은 잘라내고 정비 내역만 올렸습니다.
5. 돈이 나간 곳은 공임이 아니었습니다
부품 2,069,800원 (82%)
공임 450,000원 (18%)
'수입차는 공임이 비싸서 못 탄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제 명세서는 정반대였습니다.
타이밍벨트 세트를 통째로 가는 작업의 공임이 15만 원입니다. 국산차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돈이 나간 곳은 부품이었습니다.
- 텐셔너 1개 — 176,000원
- 프론트 로워암 2개 — 490,000원
- 타이밍벨트 세트 — 180,000원
- 텐션베어링 — 92,000원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일반 수입차 전문 정비소를 이용하면 공임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유지비를 계산하실 때는 부품값 위주로 잡으시는 게 실제와 가깝습니다.
6. 인수하자마자 193만 원을 쓴 이유
정비비 277만 원 중 193만 원이 인수 15일 만에 받은 정비 한 번에 몰려 있습니다. 이건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차가 고장 나서 간 게 아닙니다.
9만 km를 넘긴 차를 인수했으니 손 갈 곳을 한 번에 정리하고 시작하자는 제 판단이었습니다.
- 타이밍벨트 세트, 타이밍 베어링, 텐셔너, 텐션베어링, 겉벨트
- 프론트 로워암 2개, 얼라인먼트
- 미션오일, 트랜스퍼케이스 오일, 프론트·리어 디퍼런셜 오일
안 갈아도 당장은 굴러갔을 겁니다. 다만 타이밍벨트가 주행 중 끊어지면 엔진을 통째로 내려야 합니다. 저는 193만 원으로 그 가능성을 지우는 쪽을 택했습니다.
중고 수입차를 보고 계시다면 차값 외에 초기 정비 예산 200만 원을 처음부터 계산에 넣으시길 권합니다. 저는 이걸 돌발 지출로 보지 않습니다. 살 때부터 예정돼 있던 돈입니다.
7. 엔진오일, 맡길 때와 직접 할 때
1년 동안 엔진오일을 4번 갈았습니다. 정비소 3번, 직접 1번입니다.
| 구분 | 비용 | 포함 내역 |
| 정비소 | 195,360원 | 오일 6L + 오일필터 + 에어크리너 + 공임 |
| 셀프 | 30,000원 | 오일 6L |
셀프는 상부 석션 방식으로 했습니다. 석션기는 2만 원짜리를 한 번 사두면 계속 쓰고, 폐유는 아는 정비소에 부탁해 처리했습니다.

다만 두 가지는 짚고 갑니다.
첫째, 위 비교는 조건이 다릅니다. 정비소 금액은 오일필터와 에어크리너까지 포함한 가격이고, 셀프는 오일만 간 경우입니다. 저는 5,000km 주기로 갈기 때문에 필터를 매번 갈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조건으로 비교하면 격차는 줄어듭니다.
둘째, 오일 규격은 절대 타협하지 마세요. 디스커버리4는 DPF(매연저감장치)가 달린 디젤이라 저회분(low-SAPS) 규격 오일을 써야 합니다. 정비소에서는 5W-30 C1 규격을 넣었습니다. 싸다고 규격이 안 맞는 오일을 넣으면 DPF가 막혀서, 오일값으로 아낀 돈과는 비교가 안 되는 비용이 나옵니다. 규격 먼저 확인하시고, 가격은 그다음입니다.
8. 1년 동안 쓴 돈 전부
| 항목 | 금액 | 성격 |
| 연료비 | 3,450,000원 | 고정 |
| 보험료 | 770,000원 | 고정 |
| 자동차세 | 389,090원 | 고정 |
| 엔진오일 (정비소 3회) | 579,480원 | 주기 |
| 엔진오일 (셀프 1회) | 50,000원 | 주기 |
| 타이어 (미쉐린 2짝) | 500,000원 | 주기 |
| VCV 밸브 (고장 교체) | 258,500원 | 돌발 |
| 인수 초기 정비 | 1,933,800원 | 선택 |
| 합계 | 7,930,870원 | 월 약 66만 원 |
결론
1,800만 원짜리 차를 굴리는 데 1년에 793만 원이 들었습니다. 차값의 44%입니다.
이 숫자를 보고 '역시 수입차는 안 되겠다' 하실 수도 있고, '생각보다 할 만한데' 하실 수도 있겠네요. 저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793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살 때 각오했던 것보다는 덜 나왔거든요.
유지비를 계산하실 거면 공임보다 부품값을 먼저 보세요. 일반 전문 정비소를 쓰면 공임은 국산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9만 km 넘은 차를 보고 계신다면, 차값에 초기 정비비 200만 원을 얹어서 예산을 잡으시는 게 안전합니다.
연비는 계기판 숫자를 믿지 마시고 한 달 주유비를 유가로 나눠보세요. 저는 2km/L 차이가 났습니다. 반대로 자동차세는 배기량만 보고 겁먹으실 필요 없습니다. 연식이 쌓이면 절반까지 내려갑니다.
엔진오일은 직접 갈면 확실히 아낄 수 있습니다. 다만 규격 먼저 확인하시고, 가격은 그다음입니다.
1년 뒤 2년차 결산도 같은 방식으로 올리겠습니다. 궁금한 항목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 본 글의 유가·세금 정보는 2026년 8월 기준입니다. 경유 평균가는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자동차세 차령별 경감은 지방세법을 따랐습니다. 정비 금액은 제가 실제 결제한 명세서 기준이며 정비소와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